바람소리/작은이야기

산책길에서...

강 바람 2015. 4. 17. 14:25

Calling for you 

앞산에 올랐습니다.

높이라곤 겨우 이백 미터 정도라

올랐다기보다 걸었다고 해야겠지요.

가다 쉬다 쉬엄쉬엄 가는 길이라서

평지에서 빨리 걷는 것만 못하니

운동이기보다는 그야말로 산책인데 

산 벚꽃이 눈 날리듯 해서 색다른 분위기였네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가는 곳이라

어디 쯤 무슨 꽃이 피는 지 대충 알고

할배들이 자주 모이는 곳도 압니다.

그곳에 가느냐고요?,  아니요.

그곳 할배들은 진짜 할배들이라서

초보할배는 안 갑니다. ㅎㅎ 

 

제비꽃 중에서도 젤 좋아하는 녀석입니다.

처음엔 꽃 이름 검색에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사람마다 부르는 이름이 달라서 포기했습니다.

이름이 달라서가 아니라

제비꽃 종류가 많다보니 헷갈리는 거지요.

그늠이 그늠 같아서 이름알기를 포기하고

그냥 제비꽃이라고 부릅니다.   

꽃 이름 아시는 분 댓글로 좀 알려 주이소.

 

 

여기까지는 낯익은 녀석들인데

 

요 녀석은 이번에 첨 봤네요.

등산로 초입이라 눈에 잘 띄는 곳인데

작년까지는 못 보던 녀석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일부러 심지 않고서야

갑자기 무더기로 생겨나진 않았을 텐데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아마 관심이겠지요?

그렇게 만나는 거고

좀 더 이해하려는 마음에 훑어 보며

돌아서다가 아쉬움으로 다시 봅니다.

아마 사랑이겠지요.

저는 거기까지가 딱 좋습니다.

더 이상 헤쳐 보면 미운털이 보일지 모르고

그로해서 괜히 봤다고 후회할지도 모르며

더 들여다보다간 꺾고 싶어질 지도 모르니까요.

 

이게 붓꽃이지요?

암튼, 이 녀석도 작년에 못 본 녀석입니다.

사람들 발자국 소리 끊이지 않는 길 옆인데

밟히지 않고 용케 살아있네요.

산길 계단과 계단사이의 벽에 뿌리 박아서인지

잎이고 꽃이고 영 부실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뭐 도와 줄 수도 없으니

그저 밟히지 말고 무사하라고 응원할 수밖에요.  

 

작은 동산이지만 쉼터가 세 군데나 됩니다.

그 중에서 할배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운동기구도 있고 벤치도 넉넉한데 

왜 할배들끼리만 옹기종기 모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왕이면 옆 산 정상에 있는 할매들캉 어울리면 좋을 텐데  

나이 드신 분들이라 남녀칠세부동석이 몸에 벴나봅니다.

 

그곳에 설치된 작품인데

글도 좋지만 서각작품이기에 더 눈여겨봤고

공감하는 마음에 소개드립니다.

 

오늘도 씩씩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15.04.17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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