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비문증(飛蚊症)

강 바람 2015. 5. 17. 18:32

피아노 모음곡

며칠 모기 때문에 욕봤습니다.

눈앞에 알짱거려서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컴 한 번 딜다 보기도 어려웠는데

아무리 잡으려 해도 잡을 수가 없어

안과에 갔더니 비문증이라네요.

물론, 아직도 못 잡았습니다.

 

비문증(飛蚊症)...

인터넷 검색해서 자세히 살펴보니

 

'눈 속에 부유물질이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고

여러 개일 수 있으며 갖가지 형태로 변할 수도 있다.

날파리증이라는 이름 그대로

작은 벌레 모양 또는 실오라기나 점 모양으로

보이며 때로는 눈을 감아도 보일 수 있다.'

 
'눈 속에 있는 혼탁 물질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보고자 하는 방향을 따라 다니면서 보이는데

맑은 하늘이나 하얀 벽, 하얀 종이를 배경으로 볼 때 더욱 뚜렷하게 보이고

시선의 중심에 있는 경우도 있고 조금 옆에 위치할 수도 있다.

혼탁 물질이 망막 가까이에 있을 때 그림자가 짙기 때문에

증상이 더욱 심한 경향이 있습니다.

비문증은 한 번 생기면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혼탁의 위치와 모양이 바뀌면서 호전될 수도 있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자연히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이 증상만 갖고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비문증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이었는데

우선, 비문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위로가 됐다면 좀 이상할까요?

물론, 겁주는 사례도 있지만 그건 모른 척하고 

걱정할 필요 없다는 말만 믿고 그냥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우엣기나 귀찮은 동무 하나 생겼네요. 

 

별로 오래 살진 않았지만

사는 동안에 이런저런 일들이 참 많이도 생기네요.

어제까지 멀쩡하던 눈이

하룻밤 사이에 비문증이라는 이름으로 날 어지럽히고

그저께 조각도에 베인 상처는 오늘 꾸덕꾸덕 아물어갑니다.

어릴 적 손도끼에 다친 오른 쪽 검지는 아픔이기보다 추억이고

나만 아는 어떤 흔적은 후회와 부끄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제 그것들은

좋고 나쁨으로 따로 나뉘기보다

두루뭉실 내 몸과 마음의 일부가 되어 

지혜가 되고 위로가 되고 회초리도 됩니다.

이 녀석 비문증도

그냥 그렇게 부대끼다보면

동무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더 편해질 날이 오리라 여깁니다.

 

저의 [베란다공방]입니다.

뭐 좀 하려고 앉았다가 심란해서 일어섰네요.

사진으로 보니 비문증보다 더 어지러운 풍경입니다.

심심한 휴일에 택도 아닌 횡설수설이었네요.

편안한 휴일 되세요...^^

 

-15.05.17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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