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똥가리에 빠졌습니다.
글타고 무신 결과물이 나온 것도 아닌
그냥 궁리거나
잔머리거나
그러다가 멍 때리기입니다.
늘 해오던 솟대 만들기가 심심해서
조금은 색다른 표현을 해보고는 싶은데
재주가 생각을 따르지 못하니 들었다 놨다를 반복합니다.
한번 빠지면 쉬 빠져나오지 못하는 묵은 병이 있으니
이럴 때 뭔가 좀 바쁜 일이 있으면
그 핑계로 퍼떡 손 놓고 룰루랄라 할긴데
마땅한 핑계가 없다보니
화창한 봄날에 콕하는 일이 잦네요.
코 박고 조물거리는
저의 좀스런 짓에 할매는 혀를 끌끌 차지만
요럴 때 요런 취미라도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하두 작은 넘들이라
가물거리는 눈 달랠 요량으로 잠시 쉬려는데
컴 속이 궁금해서 또 들여다보네요.
즐거운 주말 되이소.
불타는 금요일이라는데
저는 똥가리로 금요일을 태웁니다.
-15.04.24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