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누구 없소? 그랬지요. 코스모스 한들거리면 그 핑계로 나그네가 되고 억새 하얗게 춤추면 그래서 또 바람이 되며 낙엽 곱게 물들면 어느새 강물이 되어 아침이면 동해에 서서 붉은 덩어리를 안고 저녁이면 황금 노을을 지고 가리라 했지요. 햇살 따가우면 숲에서 솔바람소리 듣고 밤이면 풀 위에 누워 별을 헤이..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6.11.27
프로필 하릴없이 나무동가리 다듬는 걸 취미로 하는 사람입니다. 잘해서 하는 게 아니고, 잘 못하고 서투르기에 하는 일입니다. 잘하시는 분들은 일이지만 저야 취미니깐 그저 좋게만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보시면 말도 안되는 소리도 가끔 지껄입니다. 나무를 만지면서 만났던 인연들과 그렇게 어울려 다닌 ..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6.11.21
가을체포작전 시절은 초겨울인데 벌써 왔어야 할 녀석이 주춤거리며 오질 않습니다. 기다리다 지쳐서 볕 좋은 월요일 오후에 반의반쪽님과 녀석들 체포 작전을 펼쳤습니다. 시내를 벗어나니 녀석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는데 별로 멀지도 않은 곳에 있으면서 사람 애타게 한 녀석들이라 마음 같아선 바로 체포..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6.11.14
따뜻한 밤 되시길... 쌀쌀한 날씨가 또 한해를 재촉하네요. 된서리에 우박이 때리고 그도 모자라 함박눈이 쏟아지는데 들녘의 거두지 못한 작물들을 보니 몸 보다도 마음이 먼저 싸아합니다. 이렇게 가을도 없이 그냥 겨울로 가나보네요. 그래도 거두지 못한 배추밭 사진 한장에 안타까움 나누는 님들의 따뜻한 가슴이 있..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6.11.07
얼마를 더 살아야... 내가 먼저 웃어 주고 누군가에게 기댈 어깨를 내주고 다른 이들에 섞여 그들의 마음을 짚어 보면서 오가는 이들의 작지만 소중한 징검다리가 되어 잘 났다 겨루기 보다 아름답게 어울려 살고 싶은데, 가슴은 그리 살라 하는데 머리는 손익을 따지고 움켜 쥔 손은 작은 것 하나 버릴 줄 모르니 얼마를 ..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6.10.31
그냥.... 떠돌아 다니는 노래를 담아 왔습니다. 사실 노래 그 자체는 별 스런 것도 아니고 몇 곡을 제외하곤 다 듣지도 않으면서 그럼에도 어느날 그 노래들에 귀 기울였고 컴에 퍼 놓고 가끔 듣기도 하는 것은 한시적인 계절병은 아닐까 싶네요. ㅎ 노랫말에 나름으로 의미를 부여해 놓고는 스스로 그 의미에 ..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6.10.30
동행 이른 아침 빗소리에 깨어 멍한 시선을 창밖에 던지고 있다가 홀린 듯 수영강변으로 나간다. 길하나 건너면 바로 그곳이 강이건만 게으른 바람은 겨우 사흘에 한번 정도... 육중한 교각으로 도시의 흔적은 지울 수 없지만 눈을 돌려 강변을 훑어본다. 옮기는 걸음 따라 튀어 오르는 물방울로 바짓가랑이..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6.10.23
채송화 며칠째 속이 좋잖아 끙끙거리며 핏기 없이 늘어져 있는데 사위가 와서 바람이나 쐬러 가잡니다. 나가는 것조차 귀찮았지만 일부러 시간 내서 청하는 일인데 무시하기도 그렇고 해서 따라 나섰더니 오늘도 바닷가로 길을 잡네요. 길가 조개구이 집에 앉아 술 한 잔 하는데 평소엔 낮에 잘 먹지 않았지..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6.10.23
비가 내리네 비가 내린다. 멍하니 바라본 장산은 운무에 싸여 한발 더 멀리 물러나있고 아이들 웃음소리 끊긴 길 건너 초등학교는 오늘따라 유난히 낮게 엎드렸는데 공사장 크레인만 내려앉은 하늘을 떠받치기라도 하려는 듯 그렇게 무심히 빗속에 서있다. 베란다 난간에 매달린 조롱조롱한 빗방울은 구슬처럼 반..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6.10.23
압력밥솥 흐르는 강물을... 그림 한 장 소개합니다. 무엇을 느끼십니까? 저는 힘을 느꼈더랬지요. 응집된 에너지가 폭발하는 듯하고 용암이 분출하는 것 같기도 하며 속에 든 응어리를 사정없이 발산시키는 것 같은, 암튼 뭔가 속이 확 뚫리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 덕분이었는지 우엤는지 ..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6.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