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버지도 사랑을 느낄 수 있어요? 어제, 컴에 앉아 화면에 몰두하고 있다가 의자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니 꼬맹이가 배시시 웃으며 묻는다. "할아버지도 사람을 느낄 수 있어요?" 엥? 이게 뭔 소리??? 말 뜻을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생각난 게 인기척이었다. -의자 뒤에 있었는데 몰랐는냐는 의미로 .. 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2008.02.19
비비추가 사는 곳 기어이 길을 나섰습니다. 눈산이 보고잡네 어쩌네 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하필이면 제일 춥다는 날에 집을 나섰습니다. 철 없다 싶지만 어쩌면 그 철없음을 즐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설한풍이 계곡을 훑고 내려와 고즈넉한 산사를 얼리는데 산사는 흰 눈 이고도 낯색 한번 변하지 않건만 속세의..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8.02.18
하트와 초콜렛 한 사나이가 들어온다. 두어번 다녀간 사람인데 서각을 하고 있다는 것만 알지 친분이 있는 사람은 아니고 가끔 들려서 나의 작업모습을 유심히 구경하다 가는 사람이다. 그렇게 몇번 들락 거리더니 재료를 좀 팔라고 졸라서 내키지는 않았지만 새와 새 머리, 기둥, 받침대를 서너 셋트 담아 줬다. 앞..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8.02.14
휴식 불에 타다만 느티나무 똥가리를 어느분이 선반으로 깍아서 그릇을 만들어 주더군요. 살면서 가장 버리기 어렵고 버렸다가도 주섬주섬 다시 챙기는 게 욕심일 듯 싶은데 이것을 그릇으로 쓴다면 채우려도 채워지지 않고 채웠다가도 금방 흘러 버릴테니 굳이 채우려 하지 않고 버리려 애쓰지 않을 듯해.. 바람소리/나무이야기 2008.02.14
각수나라 번개 "행님, 각수번개에 같이 갑시다" 반의반쪽님 제의에 "그라지뭐..." 한마디로 끼어들었습니다. 카페회원은 아니지만 오프라인에서 만난 인연이 남다르고 한사람 건너면 모두가 다 아는 사이니 굳이 이카페 저카페 편가를 일도 없다 여겨오든차라 그렇게 따라 나섰네요. 실은, 겨울여행도 하고 싶었던 참.. 바람소리/방문·만남 2008.02.10
머슴자리 구합니다. 기암절벽은 아니더라도 바위와 나무가 잘 어우러지고 벗어서 더 깊어진 숲과 햇살에 반짝이는 자작나무의 흰 뼈마디와 그 사이로 드러난 부드러운 능선과 희끗희끗 하늘이 보이는 곳. 깊고 넓은 강이기보다는 바짓가랑이 둥둥 걷고 성큼성큼 건널 수 있는 작은 개울이 심심찮게 굽이 돌고 보는 것만..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8.02.10
많이 컸지요? 2006년 1월엔 이랬는데 2008년엔 이런 모습으로 바뀌었네요. 그냥 볼땐 잘 모르겠더니 사진으로 비교해보니 엄청 컸습니다. 나는 그만큼 늙었을테고...ㅎ 녀석이 갓난쟁이일때 쓰던 모빌인데 쌍동이 동생 태어나면 달아주려고 꺼냈더니 모자 같다며 쓰고 놀기에 한장 찍었습니다. 여전히 V자를 그리며... .. 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2008.02.10
연우공주 "하라버지, 인형 많지요? " "우와~~!!이뿌네, 이름이 뭐야?" "음~~ 이건 신데렐라, 이건 백설공주..." "나머지 하나는?" "이름 없어요" "그럼 잘됐네..."연우공주"라고 부르면 되겠네." "하라버지, 어느 게 젤 이뻐요?" "이게 젤 이뿌네" 하며 신데렐라를 골랐는데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름을 다시 짓겠단다. "이.. 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2008.01.11
안강에서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부산 님들이야 자주 보는 터라 밸로? 였는데 멀리서 기차타고 오신 불모님 구미에서 일하시던 최고봉님 할일이 많아 짬 낼수 없는 도편수님 새 사업이 바빠서 오랜만에 보는 다르님 궁궐 짓느라 숨 쉴 틈도 없는 드리머님 일벌님, 바람되어님, 선비님과 어부인신 신여사 그리고 .. 바람소리/방문·만남 2007.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