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라도 치렸더니... 작별인사 하는 사람들과 손님 보내 놓고 성묘겸 나들이 나가는 사람들로 잠시 술렁대던 동네가 점심시간도 못돼서 조용해진다. 세탁물이나 피자 배달 하는 사람도 없고 흔한 택배트럭도 한 대 보이지 않고 선물꾸러미 들고 기웃거리는 낯선 방문객도 눈에 띄지 않으니 평소보다 조용한 풍경이 더욱 ..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8.09.14
감사한 마음으로 천둥소리에 얼라들 지키고 있다가 없어서 서럽고 병들어 서럽고 보는이 안타까운...하지만 더없이 아름다운 그런 인연을 티비에서 보았네요. 어제도 투덜이었고 오늘도 시무룩이었던 나는 그이들 삶에서 나와 내 가족에게 감사했습니다. 저토록 사랑하며 사는데 저토록 열심히 사는데... 이밤 자고 나..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8.08.15
노을 잡으려다가... "다 저녁에 오데 가는교?" "경제활동하러..." "예?? 뭐라고요?" "이천 오백원짜리 경제활동하러 간다고..." "???" "아무리 불경기라지만 내가 담배 한 갑이라도 사줘야 갱재가 돌아 갈 거 아이가...ㅎㅎ" 싱거운 대화를 뒤로 하고 사진 찍으러 나갔습니다. 저녁 하늘에 노을 기미가 예사롭지 않았거던요. 하지..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8.08.06
핑계 2차 가자는 걸 뿌리치고 들어왔습니다. 늦었는데 자라카는 걸 맨소레담 바른다는 핑계로 또 앉았습니다. 창문 열어 놓고 앉아 있으니 밤바람이 기분 좋게 들어와 맨소래담 바른 옆구리가 유독 시원하네요. 놀이터에 인터넷 불통이 되어 아침에 잠간 들어와 보고 이렇게 늦은 시각에 굿나잇 인사차 또 ..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8.07.22
풍란 이태 씩이나 꽃 소식이 없더니 금년에 한결 또렷한 모습으로 찾아왔다. 이들은 절실할수록 곱고 향기로운데 나는 왜 절박할 때마다 간교하고 구려지는지... -08.06.23 강바람-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8.06.23
55인지 65인지... 작년 부터 자꾸 살이 빠진다. 가벼워서 좋긴 한데 이넘의 살이란 게 꼭 얼굴 부터 빠지니 보는 사람마다 어디 아프냐고 물어서 곤혹스럽다. 해서, 뭘 부지런히 먹어 보지만 도통 찔 생각을 않을 뿐더러 오히려 자꾸 내려가니 최근엔 아예 체중계를 외면 했었는데 거울 볼 때마다 신경 쓰여서 어제 아침..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8.06.09
태평양으로... 뭔 줄 아시겠지요? 반의반쪽님이 손수 제작한 보트랍니다. 근 일년이나 걸려서 완성한 건데 지난 주에 2차 시운전 하러 갔습니다. 공방에서 볼 땐 제법 크다 싶었는데 차에 싣고 보니 작아 보여 은근히 겁이 나지만 명색이 바닷가 출신인데 겁난단 말도 몬하겠고... 부산 송도해수욕장에 띄웠습니다. 아..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8.06.07
젖고...흔들리고... 투둑투둑 천막 때리는 빗소리... 웅덩이에 안겼다 스러지는 빗방울... 물보라 일으키며 내달리는 차들... 겅중겅중 웅덩이 피해가는 발걸음들... 그들을 보는 것도 안 보는 것도 아닌, 그렇게 멍~하게 앉아 있으니 멀리는 오십 몇 년 전과 가깝게는 어제의 일까지 시시콜콜한 기억들이 한 치 내 속을 넘나..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8.05.28
물길 삼십리 Hush Little Baby - Daniel Kobialka 구불구불 물길 삼십리 소년과 노인은 노 저어 간다. 모자에 핼멧까지 쓰고 동강 한 마디를 둥실 두둥실 물 따라 흘러간다. 네가 앞에 앉았으니 내길을 인도 하려느냐 내가 뒤에 있으니 네 길을 알려 주랴 믿지 마라 예순 몇 해를 살아도 내 길은 여전히 갈지(之)자니라. 보이느..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8.05.13
드가 공부나해라... 어쩌다 잠 놓치고 새벽에야 겨우 잠들었더니 한 낮에 깼다. 아침 겸 점심을 때우고 산책겸 앞산으로 향하는데 아파트 경비실 뒤 계단 아래에 여남은 살 개구쟁이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계단 틈 사이에 무더기로 핀 괭이밥을 에워싸고 꽃이 예쁘다느니, 물도 없는데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다느니 저마다..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08.05.04